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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 1,800만 동 — 베트남에서 무면허로 잡혔다

고속도로 과속과 무면허로 공안에 붙잡힌 기록. 한국 돈으로 90만 원쯤. 국제면허는 한 달 전에 발급받아 놓고 안 들고 갔고, 영문운전면허증은 베트남에서 면허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과태료 1,800만 동 — 베트남에서 무면허로 잡혔다

※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니라, 제가 베트남에서 무면허 운전으로 단속된 경험과 그 뒤 알아본 국제운전면허 제도를 기록한 내용입니다. 면허 인정 범위·과태료·처리 절차는 시점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운전 전 본인에게 적용되는 현행 규정을 반드시 별도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비자도, 워크퍼밋도, 거주증도 제대로 밟았다고 앞에서 여섯 편이나 썼다.

그런데 그 전에, 나는 베트남에서 무면허 운전으로 잡힌 적이 있다.

2024년 3월이었다.

“잠깐만” 운전대를 잡았다

같이 다니던 현지인 친구가 피곤하다고 했다. 고속도로였고, 길은 뻥 뚫려 있었다.

잠깐만 대신 운전하기로 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 도로는 차선마다 제한속도가 달랐다

한국 고속도로는 차선이 달라도 제한속도가 같다. 100이면 1차선도 100, 3차선도 100이다.

내가 달린 그 구간은 달랐다.

차선별로 제한속도가 따로 표시돼 있었고, 표지판 하나에 숫자가 여러 개 그려져 있었다. 나는 그걸 몰랐다. 전부 같은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하면 표지판을 봤을 텐데도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한국에 없는 개념이라 눈에 들어와도 읽히지 않는다.

지휘봉이 끝차선까지 안내했다

한참 달리는데 앞쪽에 경찰이 서 있었다.

차선을 막고 있었고, 지휘봉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차를 끝차선까지 유도했다. 그대로 따라가니 갓길에 세우게 됐다.

도망갈 구조가 아니다. 차선을 하나씩 막아서 빼내는 방식이라, 걸리면 그냥 나가게 된다.

“Can you speak Vietnamese?”

공안 세 명이 왔다.

첫 질문이 이거였다.

“Can you speak Vietnamese?”

“No.”

그러고는 더 묻지 않았다.

내 영문운전면허증을 가져가더니, 세 명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30분 정도 그렇게 잡혀 있었다.

말이 안 통하니까 설명할 수도, 물어볼 수도 없었다.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알 방법이 없는 채로 기다리는 30분이 짧지 않았다.

영문면허는 면허가 아니었다

그때 내가 갖고 있던 건 영문운전면허증이었다. 한국 면허증 뒷면에 영문이 인쇄된 그 카드다.

그런데 베트남에서 이건 면허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과속만 한 게 아니라 무면허 운전으로 처리됐다.

과태료 1,800만 동

과속과 무면허를 합쳐서 1,800만 동이 나왔다. 한국 돈으로 90만 원쯤이다.

형사처벌이 아니라 행정처분이다. 돈을 내고 끝나는 건이라 기록이 남는 종류는 아니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것도 운이 좋았던 편이다. 동행한 현지인 친구가 대신 처리해줬는데, 나중에 들으니 원래는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혼자였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국제면허가 있었다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아픈 대목이다.

대한민국 국제운전면허증 표지. 부산경찰청 발급, 2024년 2월 26일

2024년 2월 26일, 부산경찰청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단속을 당한 건 그 한 달 뒤다.

집에 두고 나왔을 뿐이다.

자격이 없어서 잡힌 게 아니라, 자격을 증명할 종이를 안 들고 있어서 잡힌 것이다. 발급받는 것과 소지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그래서, 뭘 알고 가야 하나

여기부터는 그날 겪은 게 아니라 나중에 찾아본 내용이다.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안내를 기준으로 정리했고, 2026년 8월에 확인한 것이다.

1. 한국 국제운전면허증은 베트남에서 인정된다

한국과 베트남은 국제운전면허증 상호인정 협정을 맺었다.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안내 기준으로 2023년 6월 23일 체결, 2023년 7월 23일 발효다.

유효한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진 한국 국민은 베트남에서 운전할 수 있다.

2. 영문운전면허증은 해당되지 않는다

대사관 안내는 이 부분을 명확히 구분한다.

한국 운전면허증만 ❌
영문운전면허증만 ❌
국제운전면허증(IDP) ⭕

내가 걸린 게 정확히 이것이다. 영문면허를 국제면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다른 서류다.

실무적으로는 여권 + 한국 운전면허증 원본 + 국제운전면허증을 함께 들고 다니는 게 맞다.

3. 기간은 ’입국 후 1년’과 ‘IDP 만료일’ 중 먼저 오는 날까지

입국한 날부터 1년간, 그리고 국제면허의 유효기간 내에서 운전할 수 있다.

다만 이건 단기·1년 이내 기준이다. 장기 거주자(거주증 소지자)는 그 뒤로 베트남 면허로 전환해야 할 수 있고, 현장에서 외국 IDP 인정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나는 그 단계까지 가진 않았으니, 오래 몰 거면 이 부분은 따로 확인하시길.

무조건 1년이 아니다. 둘 중 먼저 도래하는 날이 한계다.

4. 차량 범주(Category)를 반드시 확인할 것

이게 가장 많이 잘못 알려진 부분이다.

국제운전면허증에는 운전할 수 있는 차량 범주가 표시된다. 한국 1종/2종 보통으로 발급받으면 보통 자동차(B) 범주가 부여된다.

이륜차는 별도 범주다.

승용차·SUV 운전 가능 (B 범주가 있을 때)
125cc 스쿠터 운전 별도 이륜차 범주가 없으면 안 된다

베트남에서 렌털업체가 스쿠터를 빌려주는 것과, 그걸 합법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사고가 나면 보험에서도 훨씬 심각해진다.

대사관도 “운전 가능한 자동차의 범주가 정해져 있는 만큼” 반드시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5. 차선별 제한속도

내가 걸린 그 부분이다. 내가 단속된 구간은 차선마다 제한속도가 다르게 표시돼 있었다. 도로·구간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표지판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게 안전하다.

정리하면

시점 2024년 3월
위반 고속도로 과속 + 무면허
소지 영문운전면허증만 (국제면허는 집에)
억류 약 30분, 공안 3명
과태료 1,800만 동 (합산)

챙길 것

□ 국제운전면허증(IDP) — 이게 법적 근거
□ 한국 운전면허증 원본
□ 여권
□ IDP에 적힌 차량 범주 확인 (스쿠터 탈 거면 특히)
□ 입국일로부터 1년 / IDP 만료일 중 빠른 날 확인

덧붙임

제도는 바뀐다. 위 내용은 2026년 8월에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안내를 기준으로 확인한 것이다. 베트남은 2025년에 운전면허 관련 제도를 개편했다. 출발 전에 직접 확인하시길.

그리고 이건 무용담이 아니다. 나는 몰라서 걸렸고, 돈을 냈고, 친구 신세를 졌다. 다음 사람은 알고 가시라고 적어둔다.

📍 Vietnam · 2024년 3월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28편입니다. 이전 편은 노이바이 공항 도착비자, 다음 편은 인천에서 하노이 숙소까지입니다. 베트남 정착 기록은 임시거주 등록부터 이어집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과 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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