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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임시거주 등록 — 관공서에 한 번도 안 가고 이틀 만에 끝났다

하노이에서 외국인 임시거주(tạm trú) 등록을 한 기록. 대행비 120만 동, 접수 이틀 만에 공안 확인서. 노동계약서가 없으면 3개월, 있으면 1년.

베트남 임시거주 등록 — 관공서에 한 번도 안 가고 이틀 만에 끝났다

※ 이 글은 전문 행정대행이나 법률 자문이 아니라, 제가 베트남에서 임시거주 등록(tạm trú) 절차를 실제로 진행한 경험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당시 저는 현지 외국인 행정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해 진행했고, 회사 상황과 신청 시점에 따라 요구 서류와 절차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청 시점의 현행 규정은 별도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여행 글만 쓰다가 방향을 좀 바꾼다.

베트남에 여행으로 여러 번 갔고, 나중에는 일하러 갔다. 그 과정에서 비자·임시거주·워크퍼밋·거주증·은행계좌를 순서대로 밟았다. 서류는 아직 갖고 있고, 당시 주고받은 메시지도 남아 있다.

인터넷에 이 주제로 나오는 글은 대부분 대행업체 홍보다. 실제로 밟은 사람의 기록은 잘 없어서, 내가 겪은 순서 그대로 남겨두려 한다.

첫 편은 임시거주 등록(tạm trú)이다. 한국 사람들이 존재 자체를 잘 모르는 절차인데, 없으면 그다음이 전부 막힌다.

밤 9시 47분, 노이바이 공항

2025년 2월 22일 밤에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내렸다. 비자는 공항에서 받았다.

  • 종류: DN1 (기업 관련 비자)
  • 발급: 노이바이 공항, 2025년 2월 22일
  • 유효: 2025년 5월 13일까지 — 약 3개월
  • 복수입국
  • 수수료: 50 USD

밤 9시 47분(하노이 현지 시각), 친구에게 “비자 받았다, 20분 뒤면 입국심사 끝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휴대폰은 아직 로밍 전이라 한국 시간(11시 4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베트남은 한국보다 두 시간 느리다. 그게 시작이었다.

여기서 짚고 갈 게 있다. 이 비자는 3개월짜리다. 1년짜리를 받으려면 워크퍼밋이 있어야 하고, 워크퍼밋을 신청하려면 임시거주 확인서가 필요하다. 순서가 그렇게 물려 있다.

이틀 뒤, 잘로 방이 하나 열렸다

2월 24일. 집을 구한 곳의 임대 대행인이 잘로(Zalo, 베트남 국민 메신저) 그룹방을 만들었다. 나, 집주인, 대행인, 담당자 넷이었다.

임시거주 등록 요금과 필요 서류 목록이 안내된 잘로 대화

첫 메시지가 요금이었다.

외국인 임시거주 등록비는 1tr2입니다

1tr2 = 1,200,000 동, 약 120만 동. 베트남에서는 백만 단위를 triệu(찌에우), 줄여서 tr로 쓴다. 확인차 “1,2 triệu đồng이면 되나요?“라고 되물었더니 맞다고 했다.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게 있다. 임시거주 등록 자체는 돈이 드는 절차가 아니다. 외국인을 재운 집은 그 사실을 공안에 신고해야 하는데, 그 신고는 원칙적으로 집주인(임대인)의 의무다.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등록해 달라”고 하면 되고, 집주인이 안 해 주면 과태료를 무는 쪽도 집주인이다.

그러니 이 120만 동은 ’등록 수수료’가 아니라 대행비다. 외국인인 내가 직접 뛰는 대신 현지 대행업체에 통째로 맡겨서 든 값이다. 담당자가 메시지에서 ’등록비’라고 부르긴 했지만 실제 성격은 대행 서비스 값이고, 집주인이 직접 처리해 주면 이 돈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이어진 안내.

서류가 나오면 그때 요금을 받습니다. 3~5일 걸려요.

후불이었다. 결과가 나와야 돈을 받는다는 것.

같이 올라온 필요 서류는 5가지였다.

서류
1 임대차 계약서 2개 언어(베트남어·영어) + 집주인 신분증 사본
2 혼인증명서 (배우자가 있는 경우)
3 여권 · 비자 · 거주카드 사본
4 노동계약서 (취업 목적일 때)
5 위임장 (대리인이 진행할 때, 공증)

계약서는 베트남어·영어 이중언어(song ngữ) 양식이어야 했다. 그리고 이런 조건이 붙었다.

  • 계약서에 적힌 전화번호와 실제 연락처가 같아야 한다
  • 임대인이 실소유주여야 한다 — 전대는 안 된다
  • 서류 사진은 모서리가 잘리게 찍으면 안 된다

노동계약서가 없으면 3개월, 있으면 1년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대목이다.

노동계약서가 없으면 3개월만 등록된다는 설명이 담긴 잘로 대화

담당자가 새벽에 이렇게 설명했다.

외국인이 장기로 임시거주를 하려면 여기서 일하고 있다는 서류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 와서 뭘 하는지 증명해야 해요.

증명이 안 되면 공안은 3개월만 줍니다. 관광으로 온 것과 똑같이요.

서류를 내면 1년입니다. 그래서 노동계약서가 필요한 겁니다.

같은 임시거주 등록인데 결과가 네 배 차이다.

그리고 노동계약서도 아무 버전이나 안 됐다. 처음 보낸 파일은 반려됐다.

있긴 한데 이 버전은 아직이에요. 서명하고 회사 도장까지 찍혀 있어야 합니다.

새벽 0시가 넘어 회사 도장이 찍힌 최종본을 받아 넘겼다.

집주인 신분증까지 봤다

2월 25일, 서류를 하나씩 넘겼다. 노동계약서는 스캔 PDF로 보냈다.

그러다 담당자가 이런 요청을 했다.

집주인 신분증(CCCD)도 보내주세요. 임대인이 누구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검증 대상이 나만이 아니었다. 임대인이 진짜 소유주인지도 확인 대상이었다. 앞에서 “전대 불가”라고 한 게 빈말이 아니었던 셈이다.

집주인은 A4 한 장에 손으로 이렇게 써서 사진을 찍어 보냈다.

“임시거주 등록에 동의합니다” — 서명

그리고 계약서에는 파란색 잉크로 서명해달라는 요청이 따로 왔다. 검은색이 아니라 파란색. 베트남 관공서 서류의 불문율 같은 것으로 보인다. 이유까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날 오후 3시 53분, 접수가 끝났다.

접수했습니다. 이제 나오는 날만 기다리면 돼요.

이틀 뒤, 서류가 집으로 왔다

공안 직인이 찍힌 임시거주 신고 확인서

2월 26일 오전, 확인서가 나왔다.

DANH SÁCH KHÁCH ĐANG TẠM TRÚ — 임시거주 중인 체류자 명단. 공안(phường 공안) 붉은 직인이 찍혀 있고, 부서장 서명이 들어갔다.

도착일 2025년 2월 25일
등록 예정 기간 2026년 2월 17일까지
국적 KOR
발급 2025년 2월 26일

거의 1년. 노동계약서를 낸 결과가 이 날짜다. 앞에서 담당자가 말한 “3개월 vs 1년”이 그대로 찍혀 나왔다.

서류를 집으로 보내주겠다는 잘로 대화

그리고 이 메시지.

나오면 집으로 보내드릴게요. 동사무소에 안 가셔도 됩니다. 그때 나머지 요금 받을게요.

그날 저녁, 집주인이 실물을 방까지 직접 가져다줬다.

나는 관공서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돈은 이렇게 나갔다

임시거주 등록 대행비 1,200,000 VND
지불 방식 선금 600,000 → 서류 수령 후 잔금 600,000
실제 이체 집주인이 대신 이체
정산 나중에 집주인에게 현금으로

내가 직접 이체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하다. 그때 나는 베트남 계좌가 없었다. 한국 계좌에서 해외송금을 하면 수수료가 붙어서, 120만 동 하나 보내는 게 일이 된다.

담당자가 “선금 600k만 먼저 주세요”라고 했을 때 내가 이렇게 답한 게 남아 있다.

한 번에 하죠. 해외송금이라 수수료가 비싸서 🤣

계좌가 없으면 이런 것부터 걸린다. 그래서 은행계좌 편은 이 시리즈 뒤쪽에 따로 있다.

새벽 1시 14분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다.

잔금을 언제 보낼지 이야기하던 게 새벽 1시가 넘어서였다. 담당자가 이렇게 답했다.

나중에 보내도 돼요. 걱정 마세요. 저 이제 밥 먹으러 가요. 하루 종일 바빴어서 지금에서야요.

새벽 1시에 남의 거주 등록을 처리하고, 그제야 밥을 먹으러 가는 사람. 베트남에서 일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이 한 장면이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리하면

2025년
2월 22일 밤 노이바이 도착, DN1 비자 (50 USD, 3개월)
2월 24일 잘로 방 개설, 서류 준비 시작, 선금 600k
2월 25일 입주. 노동계약서·집주인 신분증 제출 → 접수
2월 26일 공안 확인서 발급 (~2026년 2월 17일)
2월 26일 저녁 실물 수령, 잔금 600k

접수부터 발급까지 이틀. 대행비 120만 동(등록 자체는 무료). 관공서 방문 0회.

몇 가지 덧붙임

베트남어는 못 한다. 이 대화 전부 번역기로 했다. 내가 보낸 베트남어 메시지도 다 번역기다. 오해가 생긴 적은 있지만, 진행이 막힌 적은 없었다.

내 경우는 조건이 좋았다. 집주인이 친구였고, 그 친구가 회사 대표였다. 그래서 노동계약서·임대차계약서·거주 동의서가 전부 한 사람에게서 나왔다. 보통은 회사와 집주인이 따로일 테니, 서류 모으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회사도 조건이 있었다. 나중에 워크퍼밋 단계에서 들은 말인데, “영업 실적과 납세, 연간 사업보고서가 완비된 회사”여야 한다고 했다. 이름만 있는 법인으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재입국하면 갱신해야 한다. 두 달쯤 뒤 한국에 다녀왔더니, 임시거주 서류의 날짜를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이건 2025년 2월의 내 기록이다. 요금도 절차도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제도는 계속 바뀐다. 그대로 적용하지 마시고 참고만 하시길.

다음 편은 이 앞 단계 — 한국에서 넉 달 전부터 준비했던 서류들이다. 학위증, 범죄경력증명서, 경력증명서. 영사확인 도장까지 받아서 들고 갔다.

📍 Hà Nội, Vietnam · 2025년 2월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22편입니다. 이전 편은 캐슈넛은 이 작은 꽃에서 시작된다이고, 다음 편은 한국에서 넉 달 전부터 준비한 서류입니다. 관광지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직접 만난 거리, 음식, 카페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과 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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