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 새벽 비행기는 통금부터 계산해야 했다 — 공항에 도착하니 카운터도 안 열려 있었다
출발 시각만 보고 움직일 수가 없었다. 통금이 풀리는 시각, 새벽 차량, 검문, 초행길을 다 더해서 역산해야 했다.

2023년 12월 8일. 양곤에서 나오는 날이었다. 출발이 아침 6시 30분.
그런데 이날 신경 쓰인 건 일찍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통금부터 계산해야 했다
당시 양곤에는 야간 통금이 적용되고 있었다.
그래서 계산이 단순하지 않았다.
통금이 끝나기 전에는 → 움직일 수 없다
통금이 풀린 뒤 늦게 나가면 → 국제선 수속이 빠듯해진다
게다가 나는 초행길이라 → 도로에서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비행기 출발 시각에 맞춰 역산한다” 는 식으로 타이트하게 잡을 수가 없었다.
새벽에 공항 가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호텔에 미리 물어보니 방법이 크게 둘이었다.
| 방법 | |
|---|---|
| ① | 호텔을 통해 새벽 택시나 그랩을 예약한다 |
| ② | 차량을 미리 잡아둔다 |
나는 ② 를 택했다. 현지에서 아는 분을 통해 기사 일정을 미리 잡아, 그 사람이 새벽에 호텔로 와서 양곤국제공항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
기억으로는 새벽 4시 30분경 픽업이었다. 통금이 풀린 뒤 어느 정도 여유를 둔 시각이다.
⚠️ 정확한 픽업 시각은 적어두지 않았다. “4시 30분쯤”이 내가 기억하는 전부다.
새벽 도로에서 또 검문을 받았다
호텔을 나와 공항으로 가는 길은 한산했다. 도시가 아직 깨기 전이었다.
그런데 공항으로 가는 길에도 군인 검문이 있었다.
입국하던 첫날 밤에도 공항을 나서자마자 검문을 지났기 때문에 아주 낯선 장면은 아니었다. 그래도 새벽에 총을 든 사람 앞에 차가 멈추면 긴장은 된다.
기사가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웃으면서 여권과 비자를 건넸다. 서류를 잠깐 보더니 바로 돌려줬다.
그리고 물었다.
“Are you Korean?”
“Yes.”
그러자 또 예상하지 못한 한국말이 나왔다.
“안녕하쉐요?”
들어올 때도 그랬는데 나갈 때도 또 한국말을 들었다. 긴장하고 있다가 괜히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그대로 통과했다.
짧은 대화였는데 미얀마에서 꽤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새벽 출국은 시간이 아니라 변수를 계산하는 일이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날 중요했던 건 공항까지 걸리는 평소 이동시간이 아니었다.
통금이 풀리는 시각
새벽에 차를 확보할 수 있는가
가는 길의 검문
국제선 수속에 걸릴 시간
초행길이라는 불확실성
이걸 다 같이 봐야 했다. 그래서 “숙소에서 공항까지 20분, 30분” 식으로 단순 계산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 나는 아는 분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런 경로가 없다면 전날 미리 호텔 리셉션에 새벽 차량을 부탁해두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내가 묵은 호텔은 리셉션에서 영어가 통했고 차량·환전을 물어보면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카운터도 안 열려 있었다
새벽에 도착하니 항공사 카운터가 아직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이었다.
잠도 덜 깬 상태였고, 처음 오는 공항이라 모든 게 어색했다. 사람들이 하나둘 카운터 앞에 서 있길래 나도 그 흐름에 맞춰 섰다.
시간이 좀 지나자 닫혀 있던 카운터가 하나씩 열렸고, 바로 체크인과 출국수속을 했다. 마치고 곧장 게이트로 갔다.
GATE 3 앞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낮의 국제공항처럼 복잡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산했다. 덕분에 여유롭게 돌아다닐 수는 있었는데, 처음 보는 공항인데 사람까지 없으니 복잡함보다 낯섦이 더 컸다.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사람으로 가득한 식당에 앉아 있었는데, 몇 시간 뒤에는 아무도 없는 새벽 공항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일찍 온 대가가 있었다 — 먹을 게 없었다
일찍 도착한 건 마음이 편했다. 다만 배가 고팠다.
호텔에서 너무 이른 시간에 나와 → 조식을 못 먹었다
이동하는 길에도 → 뭘 사 먹을 곳이 없었다
공항에 도착해서도 → 문을 연 가게를 찾기 어려웠다
결국 아무것도 못 먹은 채 비행기에 탔다.
그래서 기내식이 정말 맛있었다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식이 나왔다. 사진에 찍힌 시각이 6시 56분, 출발하고 20여 분 뒤다.

솔직히 말하면 특별히 뛰어난 기내식은 아니었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이건 꼭 다시 먹고 싶다” 할 만한 구성은 아니다. 나는 원래 짧은 구간의 기내식에는 기대를 안 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고, 가는 길에도 먹을 데가 없었고, 공항에도 문을 연 매장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트레이가 눈앞에 놓이는 순간 정말 반가웠다.
허기가 반찬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평소라면 몇 입 먹고 말았을 것 같은데 그날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음식이 맛있었던 건지 내가 너무 배고팠던 건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아마 후자일 것이다.
ℹ️ 사진 시각은 카메라에 찍힌 그대로다. 양곤과 방콕은 30분 시차가 있어서 기내에서 찍은 사진이 어느 쪽 시각으로 기록됐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그래서 분 단위를 근거로 삼지는 않았다.

방콕에 내려서 가장 먼저 한 것
수완나폼에 내렸다.

여기서 호치민행까지 3시간쯤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가장 먼저 확인한 건 라운지도 식당도 아니었다.
수하물이었다.
항공권을 발권할 때 최종 목적지까지 수하물이 그대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항공사 조합이나 예약 형태에 따라서는 환승지에서 짐을 찾아 다시 부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환승 카운터에서 이렇게 물었다.
“제 수하물은 최종 목적지까지 바로 가나요, 아니면 방콕에서 찾아서 다시 부쳐야 하나요?”
⭐ 이 편에서 실제로 제일 쓸모 있는 건 이 한 문장이다.
특히 서로 다른 항공사를 이어 타거나 예약번호가 분리돼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내 표가 정확히 그랬다 — 한 번에 산 표인데 구간마다 항공사가 달라서 체크인을 세 곳에 따로 해야 했고, 참조번호도 전부 달랐다.
수하물 태그에 적힌 최종 도착지를 같이 확인하면 마음이 훨씬 편하다.
그리고 햄버거를 먹었다
수완나폼은 환승 대기가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공항이 크고 식당과 카페가 많아서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결국 먹은 게 햄버거였다. 태국에 와서 태국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고, 눈에 들어오는 걸로 하나 골랐다.
새벽부터 움직이고 비행기를 탄 뒤라 뭔가를 먹고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짧은 휴식에 가까웠다.
⚠️ 햄버거 사진은 없다. 어느 매장이었는지도 적어두지 않았다.
돌아간 곳은 사흘 전에 비워두고 나온 방이었다
호치민에 내린 게 오후 1시 15분이다.
그런데 이날 나는 숙소를 새로 잡을 필요가 없었다. 양곤에 가기 전부터 묵고 있던 호치민 1군의 Triple E Hotel Metro Ben Thanh 예약이 11월 30일부터 12월 10일까지 10박으로 걸려 있었고, 양곤에 다녀온 사흘이 그 예약 안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간 게 아니라 방을 그대로 두고 갔다가 돌아온 것이라, 공항에서 나와 그 방으로 가면 됐다. 예약은 이틀 더 남아 있었다.
장기로 나와 있을 때 중간에 다른 곳을 다녀오는 일정이면 나는 대체로 이렇게 한다. 짐을 전부 들고 움직이는 것보다 베이스를 하나 잡아두고 필요한 것만 들고 가는 편이 훨씬 편하다.
사흘이었는데 오래 남았다
양곤에서의 일정은 길지 않았다. 그런데 기억은 꽤 많이 남았다.
로밍이 안 돼 공항 무료 Wi-Fi에 의존했던 첫날
늦은 시간 닫혀 있던 환전창구
통금 전에 호텔에 닿으려고 서둘렀던 이동
공항을 나서자마자, 그리고 나가는 날 새벽에 또 있었던 검문
주유소로 들어가려고 줄지어 선 차량
정전에 대비해 발전기를 갖춰 둔 호텔과 공장
팥과 동부콩 가공현장
판갈비식당의 짬뽕
사람이 가득했던 저녁 식당
마지막에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새벽 공항을 빠져나와 방콕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다음 비행기를 기다렸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생활하고 있는지를 직접 볼 수 있었던 출장이었다. 관광지 몇 곳을 보고 온 여행보다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안 적은 것
- 🔴 새벽 차량 요금. 아는 분을 통해 잡은 차라 얼마였는지 기록이 없다.
- 🔴 햄버거 값과 매장.
- 🔴 수하물이 결국 어떻게 처리됐는지. 물어봤다는 것까지만 기억하고 답이 무엇이었는지는 적어두지 않았다.
- 정확한 픽업 시각과 공항 도착 시각. “4시 30분쯤 나섰다”까지가 내 기억이다.
- 검문소가 몇 개였고 어디였는지. 오갈 때 각각 한 번씩 지났다는 것만 확실하다.
- 검문 담당자·기사·현지 지인에 대한 정보는 일절 쓰지 않는다.
찾아본 내용 — 내가 그날 확인한 게 아니다
- 2023년 말 기준 양곤 44개 타운십에 오전 1시부터 3시까지 통금이 적용되고 있었다는 자료가 있다.
⚠️ 이 시간대는 내가 현장에서 확인한 게 아니다. 내가 겪은 건 “통금이 있어서 새벽 이동 시각을 그에 맞춰 잡아야 했다” 는 것까지다. 통금 시간과 적용 범위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가기 전에 반드시 최신 공식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 양곤국제공항 → 방콕 수완나폼공항 · 2023년 12월 8일 새벽
※ 이 글은 2023년 12월 당시 직접 이동하며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정리한 기록이다. 항공 스케줄·환승 절차·수하물 규정·통행 제한은 현재와 달라졌을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최신 공식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66편입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과 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