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선짜반도, 그랩을 왕복으로 잡았다 — 원숭이는 운이라고 했다
2023년 6월 10일 오후. 미케비치 해안도로를 지나 산으로 오르는 길. 기사에게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고, 도로 옆에서 새끼 안은 어미 원숭이를 봤다.

2023년 6월 10일 오후, 다낭 시내에서 그랩을 타고 선짜반도로 올라갔다. 목적지는 영응사였는데, 결과적으로 올라가는 길이 절만큼 기억에 남았다.
평탄한 해안도로가 산길로 바뀐다
미케비치 옆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간다. 처음에는 평탄하다. 호텔과 상가가 이어지는, 흔히 보는 해변 도로다.
그러다 선짜반도 쪽으로 들어서면서 경사가 생기기 시작한다. 바다를 옆에 끼고 산을 타고 오르는 구간이라, 이동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코스처럼 느껴졌다.
올라가는 길에 오토바이를 탄 여행객이 상당히 많았다. 다낭에서 오토바이야 워낙 흔한 이동수단이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이동하려고 타는 게 아니라 이 길을 달리려고 올라온 사람들로 보였다.
다만 직접 올라가 보면 생각보다 경사가 있는 구간이 있고, 굽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오토바이 운전이 익숙하지 않다면 굳이 여기서 처음 도전할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랩을 탔기 때문에 편하게 올라갔다.
중간에 한 번 내렸다
곧장 절까지 올라가지 않고, 중간에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한 번 내려 사진을 찍었다.
산 아래로 바다가 펼쳐지고 멀리 다낭 시내와 미케비치 방향까지 이어지는 풍경이 보인다. 날씨만 좋았다면 이 길 자체가 꽤 좋은 촬영 장소였을 것이다.
이날은 아니었다. 하늘이 이미 잔뜩 흐려 있었다. 그때는 그냥 흐린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이 구름이 나중에 제대로 된 스콜을 몰고 왔다.
원숭이는 운이라고 했다
올라가는 길에 원숭이가 나왔다.
도로 주변으로 하나둘 나타나더니, 축대 위에 앉아 있기도 하고 나무 근처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기사에게 물어보니 이날은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선짜반도에 원숭이가 산다고 해서 매번 도로에서 쉽게 보이는 건 아니고, 아예 못 보고 내려가는 관광객도 많다는 것이다.
이게 이 글에서 제일 쓸모 있는 정보일 것 같다. “선짜반도 가면 원숭이 본다”가 아니다. 나는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잠깐 멈춰서 봤다. 한국에서 야생 원숭이를 이렇게 만날 일이 없으니 신기하기도 했다.

특히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원숭이가 있어서 한동안 구경했다. 새끼가 어미 배 아래에 매달린 채로, 어미는 아무렇지 않게 축대를 넘어 다녔다.
다만 사진을 찍는 것과 가까이 가는 건 다른 문제다. 여기는 야생동물 서식지고, 먹이를 주거나 너무 가까이 접근해서는 안 된다. 보기에 귀여워도 야생동물이다. 조금 떨어져서 보는 정도가 맞다.
사진을 다시 보다가 하나 걸렸는데, 원숭이가 앉아 있던 축대 위아래로 비닐과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져 있다. 누가 버린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먹이를 주지 말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는 사진만 봐도 알 것 같았다.
「먹이를 주지 마시오」는 안내판에 적혀 있다
이건 내 생각만이 아니었다. 절에 들어서는 자리에 안내판이 서 있다.

흰 판에 원숭이 그림 위로 금지 표시가 그려져 있고, 그 아래 베트남어와 영어가 나란히 적혀 있다.
KHÔNG CHO ĐỘNG VẬT HOANG DÃ ĂNDO NOT FEED THE WILDLIFE
위쪽 파란 판은 다낭시 이름으로 붙은 별개의 공고문이라 이 글과는 상관이 없다.
원숭이를 보는 건 운이지만, 먹이를 주지 않는 건 규칙이다. 도로에서 만나든 절 근처에서 만나든 마찬가지다.
그랩 기사에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이날 이동에서 실제로 가장 편했던 선택은 이거였다.
절에 도착한 뒤 기사와 이야기해서, 내가 둘러보는 동안 기다렸다가 다시 태워다 주는 방식으로 했다.
영응사 바로 아래에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 공간이 있어서 기사는 거기서 기다렸다. 나는 차에서 내려 조금 걸어 올라가면 바로 사찰 구역이었다.
편도로만 타고 돌아갈 때 다시 부르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선짜반도 안쪽인 데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기사와 이야기해서 기다려 달라고 하는 편이 마음이 편했다. 절만 보고 시내로 내려올 예정이었으니 더 그랬다.
🔴 오해하지 마시라고 적어둔다. 이건 그랩 앱의 정액 상품이나 왕복 옵션이 아니다. 그날 기사와 개인적으로 이야기해서 합의한 것이다. 앱을 켜면 자동으로 기다려주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요금도 현금으로 냈다. 앱으로 부른 건 맞지만, 왕복과 대기는 앱 밖에서 정한 금액이라 앱 결제가 아니었다.
→ 이게 실무적으로 두 가지를 뜻한다.
-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 앱 결제만 생각하고 지갑을 비워두면 곤란해진다.
- 앱에 기록이 안 남는다. 그래서 타기 전이나 도착 직후에 「기다리는 시간」과 「비용」을 기사와 확실히 정해두는 게 맞다. 나중에 앱을 열어봐도 확인할 데가 없다.
특히 절 하나만 보고 다시 시내로 내려올 예정이라면 이 방식이 잘 맞는다. 목적지가 하나로 정해져 있으니 기사 입장에서도 끝을 알 수 없는 대기가 아니다.
⚠️ 그리고 나는 그 금액을 못 적는다. 현금으로 냈고 앱에 기록이 없으니 확인할 방법이 없다. 기억에 남은 숫자가 있긴 한데 정확하지 않아서 쓰지 않는다. 이 글에 요금이 비어 있는 건 그래서다.
참고로 절 자체는 입장료가 없다. 그 얘기는 영응사 편에 적었다.
이 길은 목적지의 부속이 아니다
선짜반도의 매력이 영응사 하나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올라가면서 알았다.
한쪽에는 산과 숲이 있고, 반대편으로는 바다가 계속 따라온다. 그게 절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진다. 그러니까 올라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여행의 일부다. 차 안에서 창밖만 봐도 그렇다.
내가 이날 절에서 본 건 결국 먹구름과 스콜이었지만, 길에서 본 건 그것과 별개로 남았다. 흐린 날의 바다도 바다였고, 산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는 해변에서 보는 것과 완전히 달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숭이는 절에서 본 게 아니라 길에서 봤다. 절 안에는 없었다.
만약 절만 목적으로 잡고 곧장 올라갔다 곧장 내려온다면, 이 길에서 볼 수 있는 걸 거의 다 놓친다. 중간에 한 번은 내려보시길 권한다.
그런데 정작 이 글에는 그 길 사진이 없다. 내려서 풍경을 보긴 했는데, 길 자체를 찍어두지 않았다. 그때는 이걸 나중에 기록으로 남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원숭이는 신기해서 찍었고, 절은 목적지라서 찍었는데, 정작 좋았던 길은 안 찍었다.
찾아본 내용 — 내가 그날 안 게 아니다
- 다낭 시내에서 영응사까지는 약 10km, 차나 오토바이로 보통 20~30분이다.
- 절로 이어지는 도로는 호앙사(Hoàng Sa) 거리다.
- 방문하기 좋은 시간대로는 이른 아침(6~8시 전후)이나 늦은 오후가 안내된다. 덜 덥고 빛도 부드럽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몰랐던 선택지
이건 한참 뒤에 알았다. 베트남에는 기사 포함 차량을 시간 단위로 빌리는 방식이 있다. 6시간·8시간·12시간처럼 시간으로 끊거나, 편도·왕복으로 나눠서 요금이 매겨진다.
내가 그날 한 것 — 기사와 이야기해서 기다려 달라고 한 것 — 은 사실 그 방식을 즉석에서 흉내 낸 셈이었다. 정식 상품으로 그런 게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나는 지금 베트남에 살고 있는데, 이제는 이런 이동에 그랩보다 시간제 차량 쪽이 낫다고 본다. 목적지가 한 곳이 아니거나 하루를 통으로 도는 일정이면 특히 그렇다. 그랩은 매번 다시 잡아야 하고, 그날처럼 관광지 안쪽에 들어가 있으면 그게 은근히 신경 쓰인다.
그 뒤로는 실제로 쓴다. 하노이에서 지방 도시를 왕복할 때도, 다낭에서 호이안을 다녀올 때도 이 방식으로 잡았다. 얼마를 냈고 요금이 어떻게 매겨지는지는 따로 적는다.
다만 이 글은 2023년 이야기라, 그날의 나는 그런 게 있는 줄 몰랐다. 그래서 기사와 즉석에서 이야기해 흉내만 냈다.
⚠️ 나는 늦은 오후에 딱 한 번 가봤을 뿐이다. 아침이 실제로 어떤지는 모른다. 위 시간대 이야기는 내가 겪은 게 아니라 찾아본 것이고, 요금·운영 방식과 마찬가지로 바뀔 수 있다.
한 가지만 내 경험으로 덧붙이면 — 6월 10일은 흔히 건기로 분류되는 시기였는데도 하루 종일 흐렸고 결국 강한 스콜을 만났다. 그러니 “건기니까 비는 안 오겠지” 라고 생각하지 말고, 선짜반도에 올라가는 날에는 당일 날씨를 한 번 보고 작은 우산 정도는 챙기는 편이 낫다.
📍 베트남 다낭 — 미케비치 해안도로에서 선짜반도(Sơn Trà)로 오르는 길
| 이동 기록 | |
|---|---|
| 날짜 | 2023년 6월 10일 (토) 오후 |
| 교통 | 그랩(차량) · 기사와 합의해 왕복 + 대기 |
| 요금 | 현금 지급 (앱 결제 아님) · 금액 기록 없음 |
| 거리·소요 | 약 10km · 20~30분 (현재 확인 기준) |
| 도로 | 평탄한 해안도로 → 경사·굽은 구간 |
| 오토바이 | 여행객 많았음 · 초보자는 주의 |
| 원숭이 | 여러 마리 · 매번 보이는 건 아니라고 함 (기사) |
| 주차 | 절 입구 아래 주차 공간 있음 |
| 입장료 | 없음 |
| 그날 날씨 | 흐림 → 절에서 스콜 |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49편입니다. 이전 편은 베트남 호텔·에어비앤비가 여권 사진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관광지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직접 만난 거리, 음식, 숙소 그리고 실제로 얼마를 냈는지까지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과 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