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을 카페에 두고 혼자 나왔다 — 처음 가본 빈옌의 저녁 거리
빈푹성 룽호아에서 식사를 마치고 간 곳은 Trung Nguyên Legend였는데, 처음 와본 도시가 궁금해 혼자 빠져나와 걸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수변 조명과, 로스터리를 해본 눈으로 마셔본 프랜차이즈 커피 기록입니다.

룽호아에서 식사를 마치고 빈옌(Vĩnh Yên)으로 이동했다.
이날 빈옌은 내가 처음 가보는 도시였다. 하노이처럼 여러 번 와본 곳도, 다낭처럼 익숙한 곳도 아니었다. 그래서 차를 타고 가는 동안부터 자꾸 창밖을 봤다.
처음 가는 도시는 늘 그렇다. 건물 높이는 어떤지, 도로는 넓은지, 사람은 많은지, 식당과 카페는 어떤 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지. 관광지를 찾아가지 않아도 처음 보는 도시 자체가 볼거리다.
목적지는 카페였다
이날 향한 곳은 Trung Nguyên Legend였다. 베트남 여러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커피 브랜드다.
브랜드가 낯설어서 따라간 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아, 여기에도 있구나. 그 정도였다.

일행도 제법 여러 명이었다. 늦은 시간대라 그런지 손님이 많지 않아서, 여러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 앉아도 불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카페보다 밖이 궁금했다
자리에 앉았는데 자꾸 바깥이 신경 쓰였다.
카페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공간이다. 브랜드도 알고 있었고 커피가 어떤 스타일인지도 대강 알고 있었다. 그런데 빈옌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일행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혼자 밖으로 나왔다.
목적지가 있었던 건 아니다. 카메라를 들고 도로를 보고, 건물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서 그냥 걸었다.
유명한 관광지는 사진으로 먼저 보고 가는 경우가 많아 도착해도 아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도시는 다르다. 선입견 없이 처음 보는 장면이 계속 나온다.
빈옌의 첫인상

걸었던 곳은 큰 도로와 수변이 가까이 붙은 구역이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계속 지나가고, 도로를 따라 식당과 카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노이 구시가지처럼 건물이 빽빽하게 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도로가 비교적 넓고 건물 사이에도 여유가 있었다. 그때는 이 도시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어서 눈에 보이는 대로만 받아들였다. 생각보다 깔끔하네. 그게 첫 느낌이었다.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진 장면이 아니라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평범한 저녁이 보였다. 퇴근하는 사람,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사람, 저녁을 먹으러 나온 사람. 이날 찍은 사진도 대부분 그런 것이었다.
걷다 보니 수변 조명이 나왔다
물가를 따라가니 조명이 켜져 있었다. 나무 모양으로 만든 조명이 빨강·노랑·초록·파랑·분홍으로 빛났고, 그 빛이 물에 그대로 반사됐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이라 하늘에 아직 푸른빛이 남아 있었다. 이 시간대가 사진에는 좋다. 완전히 어두워지면 조명만 세게 남는데, 해가 막 질 무렵에는 하늘색과 조명이 한 프레임에 같이 들어온다. 그래서 한참 찍었다.
일부러 야경 명소를 찾아간 게 아니다. 일행을 따라 카페에 왔고, 도시가 궁금해서 나왔다가 우연히 만난 것이다.
그래서 더 남았다. 계획해서 간 곳은 기대치가 생긴다 — 사진보다 나은지, 생각보다 작은지, 사람이 많은지 계속 견주게 된다. 우연히 본 풍경에는 그 기준이 없다.
다시 카페로 — 로스터리를 해본 눈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오니 일행은 여전히 이야기 중이었다. 자리에 앉아 주문한 음료를 마셨다.

밖의 화려한 조명과 달리 안은 따뜻한 조명과 나무 소재가 중심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밝혀둘 게 있다. 나는 한국에서 커피를 3년 공부했고, 로스터리 카페를 3년 운영했고, 로스팅 공장을 1년 돌렸다. 그래서 커피를 달다·쓰다로 마시지 않는다. 원두, 추출, 농도, 밸런스를 보게 된다. 직업병에 가깝다.
그런 이유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에는 기대를 크게 걸지 않는 편이다. 규모가 커지면 표준화가 먼저고 맛은 그다음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날 마신 건 “대충 만든 커피”라는 느낌이 덜했다. 베트남의 일반적인 대형 프랜차이즈 가운데서는 음료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ℹ️ 이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고, 매장과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Trung Nguyên은 매장 연출이 강한 브랜드다. 묵직한 인테리어, 많이 쓴 나무 소재, 커피를 하나의 문화처럼 보여주는 구성. 다만 나는 그 이미지보다 잔에 담겨 나온 것을 본다. 사진 찍기 좋은 매장이어도 커피가 별로면 다시 갈 이유가 없고, 반대로 무난하게 잘 나오면 여행 중 쉬어가기 편하다. 이날은 후자였다.
여러 명이 가기 편했던 이유
이날 좋았던 건 커피만이 아니었다.
차를 카페 앞 도로변에 바로 세우고 들어갈 수 있었다. 하노이 중심지에서 차로 카페에 가면 어디서 내릴지, 기사가 어디서 기다릴지, 다시 탈 때 어디로 올지가 매번 일이 된다. 여기는 세우고, 내리고, 들어가면 끝이었다.
자리도 넉넉했다. 일행이 적은 숫자가 아니었는데 따로 앉을 필요가 없었고, 의자와 테이블도 편했다. 빨리 마시고 나가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이어가기 좋았다.
목적지보다 옆길이 남는다
이날 사진을 다시 보면 재미있다. 분명 목적지는 카페였는데, 기억을 되짚으면 카페 밖에서 혼자 걸었던 거리가 먼저 떠오른다.
나는 여행하면서 이런 경우가 잦다. 카페에 갔다가 골목을 보고, 식당에 갔다가 시장을 보고, 호텔에 갔다가 주변 동네를 걷는다. 그래서 기록에는 원래 목적지보다 옆길에서 찍은 사진이 더 많이 남을 때가 있다.
빈옌이 베트남 대표 관광도시는 아니다. 한국에서 빈옌만 보러 오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여러 번 다니다 보면 이런 도시가 오히려 이 나라를 더 입체적으로 보여줄 때가 있다. 하노이만 봐서는 알 수 없고, 다낭만 봐서도 알 수 없는 모습이 있다.
내게 이날의 빈옌은 관광지를 본 날이 아니라, 처음 보는 도시가 궁금해서 잠깐 혼자 빠져나왔던 저녁이었다.
📍 Vĩnh Yên, Vĩnh Phúc, Vietnam
| 방문 기록 | |
|---|---|
| 지역 | 빈옌 (빈푹성 중심 도시) — 저자 첫 방문 |
| 온 길 | 룽호아에서 식사 후 차량 이동 |
| 목적지 | Trung Nguyên Legend (일행 여러 명) |
| 실제 동선 | 카페 도착 → 혼자 나가 도심·수변 산책 → 다시 카페 |
| 본 것 | 넓은 도로와 여유 있는 건물 간격, 퇴근길 오토바이, 수변의 나무 모양 조명(5색)과 물 반사 |
| 편했던 점 | 카페 앞 도로변에 차량 바로 정차 · 한산해서 여러 명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
| 커피 | 아이스커피 — 대형 프랜차이즈치고 괜찮았다 (저자 개인 기준) |
| 안 적은 것 | 방문 시각 · 결제 금액 · 정확한 산책 경로 — 그날 적어두지 않았다 |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16편입니다. 이전 편은 룽호아 로컬 닭요리 한 상이고, 다음 편은 안개 속 땀다오, Gió Mới Coffee입니다. 관광지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직접 만난 거리, 음식, 카페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과 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