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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다오 Gió Mới Coffee: 안개가 삼킨 산 위 전망 카페

하노이 북쪽 산악 휴양지 땀다오의 전망 카페 Gió Mới Coffee 방문 기록. 안개가 몇 분마다 풍경을 지웠다 되돌리는 날이었고, 산비탈 밖으로 돌출된 데크와 안개 속 유럽풍 건물을 담았습니다.

땀다오 Gió Mới Coffee: 안개가 삼킨 산 위 전망 카페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지는 곳이 있다.

땀다오(Tam Đảo).

산을 따라 올라갈수록 도로 옆 풍경이 흐려지기 시작했고,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산 전체가 구름과 안개 속에 들어가 있었다.

땀다오는 베트남어로 ’세 개의 섬’이라는 뜻이다. 세 개의 높은 봉우리가 구름 위에 섬처럼 떠 있는 모습에서 온 이름이라고 한다. 하노이의 뜨거운 공기에서 출발했다가 산 위에서 전혀 다른 날씨를 만나는 것도 이곳의 재미다.

Gió Mới Coffee

이날 첫 번째로 들른 곳은 GIÓ MỚI COFFEE. 땀다오 산 중턱에 자리한 전망형 카페다.

대표 사진이 그 입구다. 흰 돌을 불규칙하게 붙인 담벼락에 검은 입체 글자로 TAM DAO, GIÓ MỚI, COFFEE가 붙어 있고, 그 앞에 야자 화분이 놓였다. 왼쪽으로는 베이지색 파라솔이 줄지어 서고 그 아래 야외 테이블이 이어진다. 계단 옆에 분홍 꽃을 심은 화분이 늘어서 있었다.

바닥은 온통 젖어 있었다. 물이 얕게 고인 자리가 그대로 사진에 남았다.

맑은 날이라면 여기서 땀다오 아래 산세와 마을까지 꽤 멀리 보였을 것 같다. 하지만 이날은 정반대였다.

안개가 모든 풍경을 삼켜버렸다.

테라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흰 파라솔 뒤로 안개만 가득한 테라스, 가운데 소나무 한 그루

테라스로 올라가니 흰 파라솔 뒤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풍경이 없는 게 아니라 풍경이 안개 뒤에 숨어 있었다. 몇 분 전까지 보이던 산의 윤곽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고, 바람이 불면 안개가 밀려가면서 순간적으로 능선이 드러났다. 그리고 다시 몇 분 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가운데에 소나무 한 그루가 안개를 배경으로 검게 서 있었다. 가지에 뭔가를 매달아 놓았는지 실 같은 것이 늘어져 있었다. 오른쪽 저 멀리로는 뾰족한 첨탑 하나가 실루엣으로 겨우 보였다.

안개 사이로 건물이 나온다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유럽풍 건물과 수탉 풍향계

그 첨탑 쪽으로 걸어가니 건물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급경사로 떨어지는 회색 슬레이트 지붕, 흰 벽에 검은 목재를 덧댄 장식, 그리고 첨탑 꼭대기에 수탉 모양 풍향계. 유럽의 오래된 산악 마을에 있을 법한 건물이다.

앞쪽에는 전망 데크가 있고 흰 벤치가 하나 놓였다. 그 옆으로 오토바이가 여러 대 세워져 있고, 노란 우산 하나가 화단 옆에 펴진 채였다. 안개 때문에 데크 너머는 그냥 흰색이다. 난간 바로 앞에서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산 밖으로 나간 데크

산비탈 바깥으로 곡선을 그리며 돌출된 나무 데크

이 카페의 재미는 커피보다 이런 공간에 있다.

나무 데크가 산비탈 바깥으로 곡선을 그리며 돌출돼 있고, 아래를 철제 기둥이 받치고 있다. 난간은 철제 메시라 아래가 그대로 비친다. 데크 위로는 소나무가 비스듬히 서 있는데 줄기에 전구 줄이 감겨 있었다. 나무 스툴 두 개가 난간 쪽에 놓여 있다.

맑은 날이라면 시야가 훨씬 넓게 열리겠지만, 이날은 구름이 산허리까지 올라와 있었다. 멀리 있는 산보다 가까운 나무 한 그루가 더 선명했다.

잠시 걷혔다

안개가 걷히며 드러난 겹겹의 산 능선과 소나무

그러다 잠시 안개가 물러갔다.

한 겹, 두 겹, 세 겹. 산이 멀어질수록 색이 옅어지고 결국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능선 사이사이로 흰 김 같은 것이 피어올랐다. 소나무 두 그루가 좌우에서 화면을 잡아주고, 오른쪽 위로는 조금 전에 봤던 건물의 지붕이 살짝 걸렸다.

몇 분 사이에 벌어진 일

이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두 장을 나란히 놓는 게 빠르다. 같은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안개가 물러가 계곡과 도로, 첨탑까지 드러난 땀다오

안개가 능선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아래가 열렸다. 왼쪽 골짜기로 구불구불한 도로가 보이고, 오른쪽 언덕 꼭대기에는 뾰족한 첨탑을 올린 건물이 서 있다. 저 멀리 능선까지 층층이 보인다.

그리고 몇 분 뒤.

다시 안개가 덮여 첨탑도 능선도 사라진 같은 자리

첨탑은 사라졌다. 능선도 대부분 지워졌고, 안개가 골짜기 위로 두껍게 올라앉았다. 아직 남아 있는 건 왼쪽 아래 도로 정도다.

땀다오의 풍경은 사진 한 장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배경이 달라졌다.

여행하면서 날씨가 좋기를 바랄 때가 많다. 그런데 땀다오에서는 오히려 이런 날이 기억에 더 남았다. 맑은 날의 땀다오가 전망을 보는 곳이라면, 안개 낀 날의 땀다오는 분위기를 보는 곳에 가까웠다.

찾아본 것

여기까지가 그날 본 것이고, 아래는 글을 정리하면서 확인한 내용이다.

  • 위치: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약 70~80km. 차량으로 1시간 30분~2시간 정도
  • 기후: 해발이 높아 하노이보다 서늘하다. 우기나 습도 높은 날에는 사진처럼 짙은 안개가 자주 낀다
  • 배경: 땀다오에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 휴양지로 개발된 흔적이 남아 있고, 지금도 유럽풍 건축물이 많은 편이다

마을 자체가 크지 않아 중앙광장, 카페, 교회, 전망 포인트를 묶어 하루 일정으로 돌기 좋다. 다만 요금이나 운영 정보는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하시는 게 좋겠다.

정리

하노이에서 당일치기도 가능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하루 정도 머물면서 아침과 저녁의 안개 변화를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같은 자리에서 몇 분 간격으로 전혀 다른 사진이 나오는 곳은 흔치 않으니까.

📍 Gió Mới Coffee, Tam Đảo, Vĩnh Phúc, Vietnam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17편입니다. 이전 편은 빈옌의 저녁 산책과 커피이고, 다음 편은 땀다오에서 떠이티엔으로입니다. 관광지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직접 만난 거리, 음식, 카페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