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Archive·

조도 도리산 전망대: 창유항에서 가는 법과 안개 낀 날의 다도해

상조도 도리산 전망대 실제 방문 기록. 창유항에서 차로 15~20분, 입장료 무료. 정상이 해무에 잠겨 유명 포토포인트는 못 봤지만, 안개 사이 다도해를 그대로 남겼습니다.

조도 도리산 전망대: 창유항에서 가는 법과 안개 낀 날의 다도해

조도에 들어온 이유의 절반은 이 전망대였다.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곳. 그런데 정상에 올라서니 반대편은 온통 안개였다. 제일 유명하다는 포토포인트는 결국 보지 못했다. 그래도 안개 사이로 드러났다 사라지는 섬들이, 오히려 더 오래 남을 것 같다.

지난 편에서 진도항에서 배를 타고 창유항에 내렸다. 이 글은 거기서 이어지는 기록이다.

도리산 전망대는 어디에 있나

조도는 하나의 섬이 아니다. 배가 닿는 창유항은 하조도에 있고, 도리산 전망대는 다리 건너 상조도에 있다. 두 섬이 조도대교로 이어져 있어서 차로 그대로 넘어갈 수 있다.

  • 위치: 전남 진도군 조도면, 상조도 도리산
  • 이동: 창유항에서 차로 약 15~20분
  • 입장료: 없음

창유항 쪽 관광안내도에도 조도 대표 전망 포인트로 표시되어 있다. 섬에 대중교통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니, 차를 배에 싣고 들어오거나 섬 안에서 이동 수단을 미리 알아보고 오는 편이 낫다.

진도군 관광안내도 — 조도 대표 전망포인트로 표시돼 있다

다리를 건너 상조도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한 번 더 바뀐다. 도로는 넓지 않고 산과 바다가 바짝 붙어 있다. 섬 안쪽 길을 따라 들어갈수록 육지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게 체감된다.

주차장에서 있었던 일

전망대 바로 아래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우리도 그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이 편에서 내가 제일 오래 기억하는 장면은 정상이 아니라 여기서 나왔다.

주차장 옆에 작은 판매점 같은 곳이 있었다. 음료나 간단한 것을 파는 곳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차에서 내리자 그곳 사장님이 함께 간 일행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주고받는 걸 보니 처음 보는 사이는 아닌 듯했다. 섬처럼 사람이 적은 곳에서는 서로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겠다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그러더니 우리에게 음료를 한잔 하고 가라고 했다. 형식적으로 한 번 던지는 말이 아니라, 정말 마시고 가라는 쪽에 가까웠다.

그런데 우리는 계속 사양했다. 바로 직전에 식사를 하고 나온 참이었고, 무엇보다 괜히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았다.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한잔 얻어 마시고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눴어도 좋았을 것 같다. 여행 중에 현지 사람이 뭔가를 챙겨주려 할 때 받기가 미안해서 밀어내게 되는데, 나중에 남는 건 오히려 그 장면이다.

별것 아닌 일인데, 정상에서 본 풍경보다 이 몇 마디가 더 선명하게 남았다.

올라가는 길

전망대로 오르는 길부터 이미 절반은 전망이다. 나무 사이로 바다가 조각조각 보이기 시작하더니, 고도가 붙을수록 만(灣)과 해안선이 통째로 내려다보인다. 흐린 날인데도 물빛이 탁하지 않고 청록으로 남아 있는 게 신기했다.

올라가는 길, 나무 사이로 보이기 시작하는 바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부담스러운 거리가 아니다. 다만 올라갈수록 바람과 공기가 달라지고, 그와 함께 안개도 점점 짙어졌다. 올라가는 중에 이미 오늘 전망은 글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능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해안과 만

정상은 온통 안개

정상에 도착하니 반대편 하늘이 통째로 사라져 있었다. 해무가 능선을 넘어오면서 정자와 산책로가 몇 분 간격으로 잠겼다 드러났다 했다. 도리산 전망대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포토포인트 방향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해무에 잠긴 정상의 정자와 산책로

솔직히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배를 타고 조도에 들어와, 다리를 건너 상조도까지 넘어와, 전망대까지 올라왔는데 정작 볼 것이 안 보였다.

그래도 빈손은 아니었다. 안개가 걷히는 쪽으로는 다도해의 섬들이 물 위에 떠 있듯 드러났는데, 맑은 날의 쨍한 파노라마와는 전혀 다른 톤이다. 가까운 섬은 진하게, 조금 먼 섬은 흐리게, 더 먼 섬은 아예 안개에 지워진 채 겹쳐 보였다. 섬의 윤곽만 남고 나머지는 전부 회백색으로 지워진 풍경. 이걸 보려고 온 건 아니었지만, 이게 이날의 답이었다.

비구름 아래 떠 있는 섬들

이름이 왜 조도(鳥島)인지 알 것 같았다

조도(鳥島)는 새 조(鳥) 자를 쓴다. 작은 섬들이 새 떼처럼 흩어져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명이 있다.

맑은 날이었다면 훨씬 분명했겠지만, 안개 사이로 하나씩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만 봐도 섬의 개수가 많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바다에 큰 산 하나가 떠 있는 게 아니라, 작은 것들이 사방에 흩뿌려져 있는 모양이었다.

내가 그날 확인하지 못한 것 — 자료로 본 도리산

아래는 다녀온 뒤에 찾아본 내용이다. 내가 그날 눈으로 확인한 것이 아니고, 수치와 안내는 바뀔 수 있다.

  • 높이와 조망 — 진도군 관광안내는 도리산을 해발 약 210m로, 조도군도의 섬 178개를 360도로 볼 수 있는 곳으로 소개한다.
  • 보인다는 섬들 — 한국관광공사 안내에 따르면 남쪽으로 관매도·서거차도·모도·나배도, 북쪽으로 옥도·성남도·내병도가 이어지고, 날씨가 아주 좋으면 멀리 한라산 줄기까지 보인다고 한다.
  • 걸어 오르는 길 — 정상까지 약 3.5km의 산길이 있고 중간에 쉼터와 정자가 있다는 안내가 있다. 나는 차로 주차장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이 길을 걷지 않았다.
  • 전망대가 생긴 시점 — 진도군은 2013년부터 도리산 전망대 조성사업을 추진했고, 전망데크·진입도로·벤치·그늘막을 포함한 사업으로 당시 사업비가 34억원 규모로 안내됐다. 지금 서 있는 전망데크는 원래 있던 정자가 아니라 이때 만들어진 시설이다.
  • 일몰 — 진목도·관사도 너머로 지는 다도해 일몰을 보려고 해 질 무렵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나는 낮에 올라갔다 내려와서 보지 못했다.

직접 와보면 왜 전망대를 따로 만들었는지는 이해가 된다. 210m면 높은 산은 아닌데, 상조도 자체가 바다 한가운데 있어서 정상부에 서면 사방이 거의 다 바다다. 높이가 아니라 위치가 만드는 전망이다.

언제 가야 하나

이곳은 해무가 잦다. 다도해 전경이 목적이라면 맑은 날을 노려서 들어와야 후회가 없다. 다만 조도는 배로만 들어올 수 있는 섬이라 날씨를 골라 오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함정이다. 지난 편에 적었듯 비 오는 날은 배 자체가 안 뜰 수 있으니, 결항 확인(진도항 연안여객터미널 061-544-0833)이 먼저다.

거꾸로 말하면, 안개 낀 날의 도리산도 버리는 카드는 아니다. 유명한 그림 한 장은 못 건져도, 그날에만 있는 그림이 있다.

정리

도리산 전망대는 조도에 들어왔다면 빼놓기 어려운 코스다. 입장료도 없고, 창유항에서 차로 15~20분이면 닿는다. 하조도에서는 해안도로를 달리고 마을을 지나고 등대를 찾아다니게 되는데, 여기 올라오면 그 장소들이 수많은 섬 중 하나였다는 게 한 번에 정리된다.

변수는 오직 날씨 하나. 맑으면 다도해 파노라마, 흐리면 안개 속 수묵화 — 어느 쪽이 걸릴지는 배에서 내려봐야 안다.

그리고 나에게 이날의 도리산은 전망보다 사람이 먼저 기억나는 곳이 됐다. 주차장에서 음료 한잔 하고 가라고 웃으며 말을 건네던 그 한마디까지 포함해서.

방문 기록
장소 도리산 전망대 (전남 진도군 조도면 상조도)
가는 법 진도항 → 배 → 창유항(하조도) → 조도대교 → 상조도, 창유항에서 차로 약 15~20분
입장료 없음
주차 전망대 바로 아래 주차장, 거기서 도보로 정상
본 것 해무에 잠긴 정상 정자·산책로, 안개 사이로 겹쳐 보이는 다도해 섬들
못 본 것 제일 유명한 포토포인트 방향, 일몰
날씨 안개 많음 — 원거리 조망 제한
확인 못 한 것 높이·섬 개수·조성 시기 등은 방문 후 찾아본 자료 (본문 별도 절에 분리)

이 글은 Korea Archive 시리즈 3편입니다. 2편 진도에서 조도 배편에서 이어지며, 4편 하조도 등대 기록으로 이어집니다. 이 여정의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과 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