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Festival Phở 2025: 탕롱 황성 잔디밭에 모인 쌀국수들
2025년 4월 19일 하노이 탕롱 황성에서 열린 Festival Phở 2025 방문 기록. 조리대와 재료 판, 서로 전혀 다른 세 그릇까지 현장에서 직접 본 것과 나중에 자료로 확인한 행사 정보를 나눠 정리했습니다.

2025년 4월 19일. 하노이에 머물던 중 탕롱 황성에서 열린 Festival Phở 2025를 찾았다.
처음에는 ’쌀국수 축제’라고 해서 하노이의 유명 쌀국수집 몇 곳이 모여 파는 정도를 예상했다.
실제로 도착해서 본 행사장도 거대한 박람회처럼 압도적으로 큰 규모는 아니었다. 황성 안쪽 잔디 공간을 중심으로 부스와 테이블이 놓여 있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주문해 먹는 형태였다.
규모보다 재미있었던 건 거기 모여 있는 쌀국수의 종류였다.
조리대 앞에서
가장 오래 서 있었던 자리는 먹는 자리가 아니라 만드는 자리였다. 대표 사진이 그 조리대다.
스테인리스 볼이 트레이 위에 줄지어 놓여 있고, 볼마다 서로 다른 고기가 담겨 있었다. 붉은 생고기, 얇게 저민 익힌 고기, 희끗한 부위가 섞인 고기, 잘게 썬 것. 옆에는 채 썬 채소를 담은 볼이 따로 있었다.
직원은 파란 장갑을 끼고 볼에서 고기를 집어 크라프트 종이 그릇에 담았다. 그릇은 이미 면이 깔린 채로 옆에 쌓여 있었다. 주문이 들어오면 필요한 재료를 그 자리에서 꺼내 한 그릇씩 완성하는 방식이다.
뒤쪽에서는 다른 직원들이 계속 움직였다. 논라를 쓴 사람, 앞치마를 두른 사람. 사람 두세 명이 겨우 지나갈 폭 안에서 주문과 조리가 동시에 이어졌다.
식당에서는 보통 완성된 그릇만 받는다. 이렇게 앞단을 통째로 보게 되는 일은 잘 없다.
재료만 따로 놓인 판
옆 부스에는 재료만 칸칸이 담긴 판이 있었다.

한 칸은 육수에 잠긴 채 찢어놓은 고기, 한 칸은 굵게 다진 땅콩, 한 칸은 노란빛이 도는 가는 나물, 한 칸은 황금색으로 튀긴 고명이 수북했다. 가장 큰 칸에는 초록 허브가 통째로 들어가 있었다 — 민트류 잎과 줄기가 섞인 채로.
아래쪽으로는 흰 숙주를 담은 볼, 면을 세워 담은 통, 소스병이 놓였다. 왼쪽 위에는 비닐장갑을 낀 손이 종이 그릇에 면을 담고 있다.
한 그릇에 들어가는 것들이 조립되기 전 상태로 전부 펼쳐져 있는 셈이다. 그날 사진 중에 이 장면이 행사를 제일 잘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먹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넣어서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남아 있어서다.
서로 전혀 다른 세 그릇
주문한 세 그릇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보니 셋이 서로 완전히 달랐다.

하나는 맑은 국물에 초록 채소가 가득 들어가고 흰 완자 슬라이스와 주황색 덩어리가 올라갔다. 하나는 국물이 아예 없이 채 썬 채소와 다진 땅콩, 짙은 색 재료를 얹어 비벼 먹는 형태였다. 나머지 하나는 국물에 삶은 달걀 반쪽과 숙주, 허브, 고기가 함께 들어갔다.
한국에서 ’베트남 쌀국수’라고 하면 떠오르는 그림은 대체로 하나다. 뜨거운 육수, 쌀면, 그 위에 소고기나 닭고기와 숙주와 향채. 나도 베트남을 여행하며 여러 지역에서 먹어봤지만 기본 이미지는 그랬다.
그런데 이 셋은 같은 이름으로 묶기 어려울 만큼 달랐다.
잔디밭에 늘어선 부스들
부스는 잔디밭을 따라 줄지어 있었다.

간판을 하나씩 읽어보면 PHỞ ĐÔNG KINH, PHỞ TƯ LÙN, PHỞ THÌN BỜ HỒ. 컨테이너를 개조한 부스가 있고, 짚으로 지붕을 얹은 부스가 있고, 그 앞에 파란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이 놓였다. 한쪽에는 커다란 스테인리스 솥이 잔디 위에 그냥 서 있었다.
풍선 다발이 묶여 있고, 사람들은 그늘을 따라 옮겨 다녔다.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정도는 아니었고,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먹기에 적당했다.
황성 안에서 열린 축제
장소도 다시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다.

사진 가운데 뒤쪽으로 보이는 노란 문루가 탕롱 황성이다. 그 앞 잔디밭에 흰 대형 천막과 홍백 줄무늬 기둥, 임시 무대가 세워져 있었다. 오래된 건축물과 하루짜리 천막이 한 프레임에 같이 들어간다.
여기서부터는 나중에 찾아본 것
여기까지가 내가 그날 직접 본 것이다. 아래는 글을 정리하면서 자료를 찾아 확인한 내용이라 성격이 다르다.
당시에는 이런 정보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돌아다닌 게 아니었다. 부스를 구경하고, 먹고 싶은 걸 골라 먹고, 만드는 모습이 재미있으면 사진을 찍었을 뿐이다.
- 행사 기간: 2025년 4월 18~20일 3일간. 내가 간 19일은 둘째 날이었다.
- 장소: 탕롱 황성 (Hoàng thành Thăng Long, 19C Hoàng Diệu, Ba Đình, Hà Nội)
- 주제:
Tinh hoa Phở Việt – Di sản trong kỷ nguyên số(베트남 쌀국수의 정수 — 디지털 시대의 유산) - 규모: 부스 50개 이상. 북부·중부·남부에서 온 업체와 브랜드가 참여
- 참여 브랜드: 하노이의 Phở Thìn Bờ Hồ와 Phở Tư Lùn, 남딘의 Vân Cù 등
- 배경: 2024년 ’Phở Hà Nội’가 베트남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이듬해 열린 행사였다
내가 현장에서 “쌀국수가 원래 이렇게 종류가 많았나” 싶었던 이유도 여기 있었다. 이 행사의 목적 자체가 하노이 쌀국수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각 지역의 Phở를 한곳에 모으는 것이었다. 자료에는 하장(Hà Giang)의 옥수수 쌀국수, 랑선(Lạng Sơn)의 구운 오리 쌀국수, 박닌(Bắc Ninh)의 간을 쓴 쌀국수, 달랏의 아티초크 쌀국수까지 소개됐다고 되어 있다.
방문객이 자기 취향에 맞는 쌀국수와 부스를 찾도록 돕는 ‘Phở AI’ 같은 시도도 있었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그걸 알아채지 못했다. 알았으면 한번 해봤을 텐데. ㅋㅋ
방문객 수는 자료마다 다르다. 한 자료는 6만 명 이상, 다른 자료는 8만 명 이상으로 적고 있어서 하나로 단정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내가 간 19일 사진만 보면 사람이 없는 행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발 디딜 틈 없지도 않았다. 내가 본 분위기는 사진에 남은 그 정도다.
또 여기 적은 행사 정보는 공개 자료를 옮긴 것이라, 시간이 지나면 바뀌거나 정정될 수 있다.
정리
결국 내 기억은 훨씬 단순하다.
날씨 좋은 4월의 하노이. 황성 안에 들어갔더니 잔디밭에 쌀국수 가게들이 모여 있었고, 사람들은 돌아다니며 골라 먹고 있었다. 나도 돌아다녔다. 조리대가 재미있으면 사진을 찍고, 재료가 신기하면 또 찍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주문했다.
그리고 서로 전혀 다르게 생긴 세 그릇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사진이 없었다면 이 축제를 “하노이에서 쌀국수 축제 한번 갔었지” 정도로 기억했을 것이다. 사진을 남겨둔 덕분에 그날 먹은 것부터 만들던 사람의 손, 잔디밭에 늘어서 있던 부스, 그 뒤에 있던 행사의 배경까지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었다.
| 행사 | Festival Phở 2025 |
| 방문일 | 2025년 4월 19일 (행사 2일차) |
| 행사 기간 | 2025년 4월 18~20일 |
| 장소 | 탕롱 황성, 19C Hoàng Diệu, Ba Đình, Hà Nội |
| 주제 | Tinh hoa Phở Việt – Di sản trong kỷ nguyên số |
| 확인한 브랜드 | PHỞ ĐÔNG KINH · PHỞ TƯ LÙN · PHỞ THÌN BỜ HỒ (현장 간판) |
📍 Hoàng thành Thăng Long, Ba Đình, Hà Nội, Vietnam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11편입니다. 이전 편은 호안끼엠 호수와 응옥선 사원이고, 다음 편은 다낭 근교 Toom Sara Village입니다. 관광지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직접 만난 거리, 음식, 카페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과 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