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청라국제도시 스타벅스: 특별할 것 없던 하루의 기록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유명한 곳을 찾아간 것도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남겨두고 싶은 평범한 하루의 기록입니다.

흐린 날, 지인과 잠시 스타벅스에 들렀다.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씨. 멀리 움직이기도 애매하고 딱히 어디를 찾아갈 생각도 없어서 가까운 카페로 향했다.
이날 들른 곳은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스타벅스다.
카페치고는 눈에 띄는 건물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건물부터 한 번 더 봤다. 대표 사진이 그 건물이다.
박공지붕에 세로로 촘촘한 목재 루버를 두른 2층 건물이었다. 정면 가운데는 지붕 모양을 그대로 살린 큰 유리창이라, 흐린 날인데도 안쪽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옆으로는 드라이브스루 진입로가 따로 나 있었다. 통과 구조물에 2.6M 제한높이 / CLEARANCE 표지가 걸려 있고, 바닥에는 DRIVE THRU 글자와 화살표가 크게 찍혀 있었다.
뒤로는 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서 있다. 신도시에서 흔한 조합인데, 이 건물만 지붕 모양이 달라서 멀리서도 금방 눈에 들어왔다.
주차장은 건물 앞에 바로 붙어 있었다. 비가 그친 직후라 아스팔트에 물이 얕게 고여 있었다.
창밖의 청라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창가에 앉아 별것 아닌 이야기를 나눴다.
밖에는 잔뜩 흐린 하늘과 청라의 익숙한 거리 풍경이 보였다.

도로는 아직 젖어 있고, 하늘은 회색 한 겹으로 덮여 있었다. 멀리 아파트 단지가 겹겹이 서 있고 그 사이로 차가 몇 대 지나갔다.
계획된 도시 특유의 반듯한 풍경이다. 넓은 도로, 각 잡힌 블록, 나란한 가로수. 여행지에서 만나는 구불구불한 골목과는 정반대인데, 이런 풍경도 시간이 지나면 그 시기의 기억이 된다.
결국은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트레이 위에 빨대와 냅킨이 그대로 올라가 있고, 창으로 들어온 빛이 나무 테이블에 길게 떨어졌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도 그렇고 여행 중에도 그렇다.
낯선 도시에서 잠시 쉬고 싶을 때, 약속 시간까지 애매하게 시간이 남았을 때, 혹은 오늘처럼 딱히 오갈 데가 없을 때.
전 세계 어디에서나 결국 스타벅스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스벅이 국룰인가 보다. ㅋㅋ ☕️
메뉴가 어디서나 같다는 게 여행 중에는 오히려 장점이 될 때가 있다. 실패할 일이 없고, 화장실이 있고, 앉을 자리가 있고, 와이파이가 된다. 낯선 도시에서 그 네 가지가 다 되는 곳을 찾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이런 날도 남겨둔다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간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Michael Archive에는 이런 평범한 날도 남겨두고 싶다.
여행을 돌아보면 유명한 장소만큼이나 그날 걸었던 거리와 날씨, 마셨던 커피 한 잔 같은 사소한 순간들이 오래 기억에 남을 때가 있으니까.
목포에서 비 때문에 스카이워크 다리가 막혔던 날도, 해무 때문에 도리산 전망대에서 아무것도 못 봤던 날도 결국 그렇게 남았다. 계획대로 안 된 날이 오히려 더 선명하다.
이날은 계획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더 편했다.
📍 청라국제도시, 인천, 대한민국
Michael Archive는 여행지뿐 아니라 그 사이의 평범한 날들도 함께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과 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