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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의 밤: 투본강을 채운 등불 배와 올드타운

해 지기 직전부터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호이안 투본강에서 본 밤 풍경. 등을 단 목선들과 수면에 번지는 불빛, 그리고 다시 걸어 들어간 올드타운 골목을 기록했습니다.

호이안의 밤: 투본강을 채운 등불 배와 올드타운

호이안은 해가 지고 나면 전혀 다른 도시가 된다.

낮 동안 보았던 노란 벽과 오래된 건물들은 하나둘 켜지는 등불 아래에서 따뜻한 색으로 바뀌고, 올드타운을 따라 흐르는 강 위에는 작은 배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해가 지기 직전

대표 사진이 완전히 밤이 되기 직전의 호이안이다.

하늘에는 아직 짙은 푸른빛이 남아 있고 구름의 결까지 보인다. 그 아래로 야자수가 검은 실루엣으로 늘어서고, 강변 건물에는 하나둘 노란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 위에는 이미 등을 단 목선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호이안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 중 하나가 바로 이때였다. 아직 하늘 색이 남아 있어서 강변의 따뜻한 조명과 푸른 하늘이 강하게 대비된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면 이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강 위에 불빛이 떠다닌다

등을 단 목선들이 강 위에 모여 있는 호이안의 밤

어둠이 내려앉자 배들이 훨씬 선명해졌다.

배마다 색이 다른 등불이 하나씩 놓여 있다. 노랑, 분홍, 초록, 파랑. 손님들은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고 좁은 목선에 나눠 앉았고, 뱃사공은 뒤에 서서 노를 젓는다.

가까이서 보면 배마다 뱃머리에 번호가 크게 적혀 있다. HA 293, HA 112, HA 347, HA 14, HA 495. 뱃사공들은 초록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있었다. 배 안에는 파란 방수 가방과 흰 양동이가 함께 실려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등불 자체가 강 위를 떠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강이 배로 가득 찬다

강 한가운데까지 이어진 배들과 강변 상점의 불빛

밤이 깊어질수록 배는 더 많아졌다.

강 한가운데까지 작은 배들이 이어지고, 강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식당의 불빛이 켜져 있었다. 사진 한 장 안에 담긴 색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복잡하다는 느낌보다는 호이안이라는 도시와 잘 어울린다. 오래된 건물과 야자수, 작은 목선, 그리고 형형색색의 등불.

물 위에 남은 또 하나의 호이안

강변 야경이 수면 위로 길게 번지는 모습

강변의 불빛은 물 위에서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노란 조명과 분홍색·초록색 등불이 잔잔하게 흔들리는 수면 위에서 길게 이어진다. 배가 지나갈 때마다 반영은 부서졌다가 다시 이어졌다.

사진으로 보면 정지된 장면이지만 당시에는 계속 움직이고 있던 풍경이었다. 배가 지나가고,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강변에서는 음악과 목소리가 들리고.

호이안의 밤은 조용하기만 한 밤은 아니었다. 오히려 사람이 아주 많았고 꽤 활기찼다. 그런데 강 위의 작은 배들 때문인지 그 복잡함마저 묘하게 느긋하게 느껴졌다.

강에서 다시 올드타운으로

등불이 걸린 노란 이층집과 부겐빌레아

강변을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다시 호이안 특유의 오래된 건물들이 나타난다.

노란 벽에 짙은 나무문을 단 이층집인데, 건물 전체를 부겐빌레아가 덮고 있었다. 분홍 꽃 사이사이 흰 꽃도 섞여 있다. 처마 아래로는 실크 등불 세 개가 주황빛으로 켜져 있었다.

간판을 보면 왼쪽은 TRẦM HƯƠNG KHÁNH HÒA — 침향을 파는 가게다. 오른쪽 노란 원형 간판은 Mì Quảng Bà Mua, 이 지역 대표 국수인 미꽝집이다. 그 옆에는 사람 키만 한 반미 모형이 세워져 있었다.

계단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는 사람, 안쪽 테이블에서 뭔가 적고 있는 사람.

낮에 보면 오래된 건물의 질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밤에는 건물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조명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등불 아래를 걷는 사람들

조금 더 걸어가면 나무 사이에도 등불이 걸려 있다.

나무에 매달린 등불 아래로 이어지는 호이안 올드타운 거리

큰 나무가 인도를 가로질러 서 있고, 그 가지마다 실크 등불이 매달려 노란빛을 뿌린다. 등불 자체가 가로등 역할을 하는 셈이다. 건물 벽은 이미 색이 많이 바랬고, 오른쪽 창틀만 청록색으로 남아 있었다. 창 안쪽에도 사람들이 앉아 있다.

간판은 CỘNG CÀ PHÊ. 문 옆 벽에는 주소 번호 64가 붙어 있다. 흰 아오자이를 입은 사람이 문 앞에 서서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 간판은 호안끼엠 주변을 걷다 편에도 나온다. 하노이에서 봤던 그 이름을 호이안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아이 둘이 걸어간다. 빨간 원피스를 입은 아이가 공을 안고 앞서 가고, 그 뒤를 남자아이가 따라간다. 관광객이 아니라 그냥 이 동네를 지나가는 걸음이다.

강 위의 화려한 풍경과는 또 다른 호이안이다. 누군가는 그냥 집으로 돌아가고, 누군가는 카페에 앉아 있고, 여행자들은 사진을 찍는다. 여행지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생활의 공간이다.

이런 장면을 보고 있으면 호이안의 매력이 꼭 등불 하나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 가야 이걸 다 볼 수 있나

이날 알게 된 게 하나 있다.

해 지기 30분쯤 전부터 강변에 나가 있어야 한다.

  • 너무 일찍 가면 등불이 아직 안 켜졌고, 배도 별로 없다
  • 완전히 어두워진 뒤에 가면 하늘이 그냥 검은색이다 — 대표 사진 같은 푸른 하늘 + 노란 조명의 대비를 놓친다
  • 그 사이 20~30분 동안 하늘색이 계속 바뀐다. 그 변화 자체가 볼거리다

다음 편의 루프탑 카페도 같은 이유로 오후 늦게 올라가는 게 낫다. 호이안은 시간을 맞춰 가는 도시에 가깝다.

정리

낮의 호이안에는 노란 건물과 오래된 기와지붕이 있다. 해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카페와 상점에 불이 들어오고, 강 위에는 작은 배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그리고 밤이 되면 수많은 등불과 그 빛을 비추는 강이 도시의 중심이 된다.

같은 장소인데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몇 년이 지나 사진을 다시 꺼내봐도 호이안의 밤은 꽤 선명하다. 검은 강 위에서 흔들리던 작은 배들, 수면에 길게 번지던 등불, 그리고 그 뒤로 끝없이 이어지던 따뜻한 노란빛의 거리.

📍 Hội An, Quảng Nam, Vietnam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4편입니다. 이전 편은 닌빈 짱안 보트투어이고, 다음 편은 호이안 파이포 커피입니다. 관광지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직접 만난 거리, 음식, 카페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