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호안끼엠 주변을 걷다: 거리, 사람, 그리고 커피
하노이 호안끼엠 주변의 거리 기록. 한 건물에 카페와 식당이 층층이 쌓인 모퉁이 건물, 씨클로와 택시가 뒤엉킨 도로, 그리고 더위를 피해 들어간 카페에서 마신 커피까지 남겼습니다.

하노이에서 호안끼엠을 기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누군가에게는 호수이고, 누군가에게는 올드쿼터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수많은 오토바이와 사람들로 가득한 복잡한 거리일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호안끼엠도 그렇다. 특별한 목적지를 찾아다녔던 것보다 그냥 걷다가 바라본 건물과 사람, 그리고 더위를 피해 들어갔던 작은 카페들이 더 많이 남아 있다.
한 건물에 다 있다
대표 사진의 건물만 봐도 그렇다.
모퉁이를 둥글게 깎은 5층짜리 건물인데, 층마다 다른 간판이 붙어 있다. 아래에서부터 ALDO, Tiger Crystal, HANOI 1930 BISTRO, HIGHLANDS COFFEE, VUA CHẢ CÁ, 그리고 맨 위 옥상에 LAIKA Cafe. 옥상에는 붉은 꽃을 매달아 놓았다.
한 건물 안에 카페와 레스토랑, 상점이 층층이 들어서 있고 그게 옥상까지 이어진다. 왼쪽 옆 건물에는 KAFA Café와 FS SPA 간판이 붙어 있고, 오른쪽 나무들 너머로는 BIDV 타워가 보인다.
하노이 중심부 특유의 조금은 복잡하고 제각각인 모습. 그런데 이상하게 그게 또 하노이답다.
건물 앞 도로는 철제 바리케이드로 막혀 있었고, 그 안쪽 아스팔트는 텅 비어 있었다. 차들은 바리케이드 바깥에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를 캐리어를 끌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조금만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풍경은 다시 달라진다.

오래된 건물 사이에 CỘNG CAPHE 간판이 붙어 있고, 그 옆으로 TocoToco, Min'su, 옥상에는 SOIE Cafe. 1층에는 BÁNH BÔNG XÙ PHỔ MAI, PATE CỘT ĐÈN CHÍNH HIỆU 같은 노란 간판들이 줄지어 있다. 간판이 층마다, 가게마다 다 다른 색과 서체다.
그 아래로는 자동차와 씨클로가 뒤엉켜 있다. 붉은 차양을 씌운 씨클로 서너 대가 나란히 서 있고, 기사들은 그 위에 앉아 있었다. 앞으로는 관광객 몇이 길을 건너고, 한 사람은 손으로 햇빛을 가리고 있다.
호안끼엠 주변에서는 관광지와 일상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렵다.
거리는 계속 움직인다
호안끼엠 주변 도로를 보고 있으면 정말 잠시도 조용할 틈이 없다.

택시가 지나가고 오토바이가 그 사이를 파고들고, 씨클로가 천천히 움직인다.
그리고 가끔은 “저걸 오토바이에 싣고 간다고?” 싶은 광경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
파란 스쿠터를 탄 사람이 자기 몸보다 훨씬 긴 금속 파이프를 어깨에 걸친 채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파이프 끝이 옆 차선 초록색 택시 위까지 넘어간다. 그 뒤로 또 다른 초록 택시, 파란 택시, 씨클로가 이어지고, 건너편에는 KFC와 HSBC 간판을 단 흰 건물이 서 있다.
처음 하노이에 왔을 때는 이런 장면 하나하나가 신기했지만, 오래 보다 보면 이것도 그냥 이 도시의 평범한 하루처럼 느껴진다.
자동차 소리, 오토바이 소리, 뜨거운 공기. 그리고 끊임없이 움직이던 사람들.
걷다가 결국 카페로
하노이를 한참 걷다 보면 결국 찾게 되는 곳이 있다. 카페다.
특히 한낮의 하노이는 오래 걷기가 쉽지 않다. 에어컨이 있는 카페를 발견하면 계획에 없던 곳이라도 일단 들어가게 된다. 😂

이날 들어간 곳은 GU.COFFEE. 컵 옆면에 커피잔 두 개를 겹쳐 그린 로고가 찍혀 있었다. 돔형 뚜껑 안쪽에 얼음이 소복하게 올라가 있고, 검은 빨대가 꽂혀 있다. 벽은 흰 페인트를 칠한 벽돌이었다.
창밖으로는 여전히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지만, 카페 안에서는 잠시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다른 한 잔은 층이 나뉘어 있었다. 아래쪽은 짙은 색, 가운데는 흰색, 위쪽은 맑은 층. 섞기 전에 사진부터 찍었다. 창밖으로는 간판과 나무, 지나가는 사람들이 흐릿하게 보인다.
베트남에 오면 커피를 빼놓기도 어렵다. 진하고 달고, 얼음을 가득 넣은 베트남식 커피. 처음에는 너무 달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며칠 지나면 또 찾게 된다.
그리고 작은 로컬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들은 유명한 프랜차이즈에서 마셨던 커피보다 장소 자체와 함께 기억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커피였는지 정확한 이름은 잊어버려도, 그날 어디를 걷다가 들어갔는지는 기억난다.
정리
호안끼엠에는 훨씬 유명한 것들이 많다. 호수도 있고, 응옥선 사원도 있고, 올드쿼터도 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따로 남겼다.
이 글에서 남기고 싶었던 것은 그보다 조금 평범한 하노이다.
건물 하나. 길을 건너는 사람들. 오토바이에 무언가를 잔뜩 싣고 지나가는 사람. 그리고 더위를 피해 들어간 카페에서 마신 커피 한잔.
여행할 당시에는 별것 아닌 장면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사진을 다시 꺼내보면 오히려 이런 사진들이 그 도시를 더 생생하게 기억하게 한다.
관광지는 다시 찾아갈 수 있지만, 그날 그 거리의 모습은 다시 찍을 수 없으니까.
📍 Hoàn Kiếm, Hà Nội, Vietnam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9편입니다. 이전 편은 하노이에서 일하던 시절의 점심이고, 다음 편은 호안끼엠 호수와 응옥선 사원입니다. 관광지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직접 만난 거리, 음식, 카페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과 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