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nam Archive·

하노이 오 꽌 쯔엉 성문과 구시가지 골목 걷기

하노이 구시가지에 남아 있는 옛 성문 오 꽌 쯔엉(Ô Quan Chưởng)과 그 주변 골목을 걸은 기록. 성문 아래로 오토바이가 그대로 지나가고, 그 너머로 카페와 노점이 이어지는 거리를 사진과 함께 남겼습니다.

하노이 오 꽌 쯔엉 성문과 구시가지 골목 걷기

하노이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오래된 건물과 성문, 작은 가게와 카페, 그리고 그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오토바이가 한 풍경 안에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노란 건물이 서 있는 모퉁이

대표 사진의 건물부터 그렇다.

붉은 기와를 얹은 3층짜리 노란 건물인데, 벽의 페인트는 군데군데 벗겨졌고 창틀은 짙은 갈색 나무 덧문이다. 2층 발코니 아래로는 회벽에 새긴 부조 장식이 남아 있고, 그 위로 덩굴이 타고 올라간다. 옆면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그대로 매달려 있다.

그런데 1층은 여전히 가게다. Cửa hàng THỰC PHẨM 간판이 붙어 있고 그 옆으로 VNPT, vinaphone 로고. 그 위에는 붉은 현수막에 Chúc Mừng Năm Mới(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걸려 있었다. 진열대에는 물건이 가득 쌓여 있고 사람들이 그 앞에 서 있다.

길모퉁이에는 파란 도로 표지판이 서 있다. PHỐ NGUYỄN SIÊU.

낡고 빛바랜 건물 아래에서 여전히 가게가 문을 열고, 사람들은 길을 건너고 오토바이는 골목을 오간다. 오래된 도시이지만 이곳의 시간은 멈춰 있지 않다.

골목 한가운데 남은 성문

구시가지 한쪽에는 하노이 옛 성곽의 흔적인 오 꽌 쯔엉(Ô Quan Chưởng)이 남아 있다.

붉은 깃발이 걸린 오 꽌 쯔엉 성문 정면과 그 아래를 지나는 오토바이들

아치형 문 하나에 위층 누각이 얹힌 형태다. 지붕 끝이 위로 휘어 올라가고, 그 아래 난간에는 구멍을 뚫어 무늬를 낸 돌이 이어진다. 벽면 곳곳에 붉은 베트남 국기가 꽂혀 있고, 오른쪽에는 빨강·노랑·초록·파랑을 겹쳐 짠 오색 깃발이 함께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오토바이가 지나간다. 아치 안쪽으로 짐을 실은 오토바이 서너 대가 줄지어 통과하는 게 보인다. 성문 옆으로는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세워두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도심 한가운데 오래된 성문 하나가 지금도 자연스럽게 거리의 일부처럼 자리하고 있다.

가까이서 본 성문

오 꽌 쯔엉 성문의 벽돌과 표지석을 가까이 본 모습

가까이 가면 벽이 눈에 들어온다.

아랫부분은 붉은 벽돌인데 크기도 색도 제각각이고, 그 위로 회색 시멘트가 덧발려 있다. 한 번에 지은 벽이 아니라 오래 손을 본 벽이다. 위쪽 회벽에는 얼룩이 넓게 번져 있다.

왼쪽 기둥에는 낡은 표지석이 붙어 있다.

CỬA Ô QUAN CHƯỞNG / DI TÍCH LỊCH SỬ / ĐÃ XẾP HẠNG

오 꽌 쯔엉 문 · 역사 유적 · 등재됨

이곳에 쌓인 시간이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지점이다.

하지만 아치 너머로 보이는 것은 박물관처럼 멈춰 있는 과거가 아니다. 문 안쪽 골목에는 분홍·주황 등롱이 줄줄이 걸려 있고, 오토바이가 벽을 따라 세워져 있고, 사람들이 그 사이를 지나간다. 성문은 입구가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길이다.

성문을 지나 다시 골목으로

가로수가 늘어선 구시가지 거리와 오토바이

성문을 지나면 나무가 늘어선 거리가 이어진다.

양옆으로 키 큰 가로수가 서 있고 그 아래로 오토바이가 빼곡히 주차되어 있다. 오른쪽 차양에는 EGG COFFEE, 왼쪽 건물 1층에는 분홍색 MIXUE 간판. 노란 벽에 철제 발코니를 단 오래된 건물과 새로 올린 흰 건물이 나란히 붙어 있다.

노점과 상점이 이어지는 구시가지 골목

조금 더 걸으면 간판이 빽빽해진다.

붉은 현수막에 TUYẾT BÉO BÁNH RÁN, 노란 간판에 BÁ TRÁI ĐÀ NẴNG, 그 옆으로 NEM LỤI, CHẢ RƯƠI HÙNG THỊNH. 가게 앞에는 초록 플라스틱 의자를 내놓고 사람들이 앉아 있고, 유리 진열장 안에서는 뭔가를 계속 만들고 있었다.

건물 2층 발코니는 덩굴에 거의 덮여 있는데, 그 아래로 새장 몇 개가 매달려 있었다. 초록 유니폼을 입은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흰 스쿠터 옆에 선 사람이 헬멧을 쓰고 있다.

카페와 작은 식당, 상점들이 이어지고 하노이의 평범한 하루가 계속된다.

정리

아마 하노이가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는 유명한 관광지 하나 때문이 아닐 것이다.

역사 유적으로 등재된 성문 아래로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백 년쯤 된 노란 건물 1층에서 휴대폰 요금을 팔고, 그 옆 가게가 새장을 걸어놓은 발코니 아래에서 튀김을 만든다.

과거와 현재가 특별한 경계 없이 겹쳐 있는 이런 거리의 모습 때문인지도 모른다.

📍 Ô Quan Chưởng · Hanoi Old Quarter, Hà Nội, Vietnam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7편입니다. 이전 편은 응오 가익 골목의 저녁이고, 다음 편은 하노이에서 일하던 시절의 점심입니다. 관광지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직접 만난 거리, 음식, 카페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