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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빈 바이딘 사원: 높은 탑에서 내려다본 닌빈

베트남 닌빈 바이딘 사원(Chùa Bái Đính) 방문 기록. 붉은 벽돌 탑을 올라가 사원 단지와 호수, 겹겹이 이어지는 석회암 산까지 한눈에 내려다본 풍경을 남겼습니다. 짱안과 함께 묶어 가기 좋은 이유도 정리했습니다.

닌빈 바이딘 사원: 높은 탑에서 내려다본 닌빈

닌빈 여행에서 짱안과 함께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은 곳을 고른다면 바이딘 사원(Chùa Bái Đính)을 빼놓기 어렵다.

짱안이 작은 배를 타고 물길을 따라 석회암 산 사이로 들어가는 여행이라면, 바이딘은 정반대다. 넓은 사원 단지를 걷고 높은 탑을 올라가면서, 마지막에는 닌빈의 산과 호수, 평야를 높은 곳에서 한눈에 내려다보게 된다.

고개를 한참 들어야 하는 탑

대표 사진이 그 탑이다.

붉은 벽돌빛 몸통에 층마다 검은 처마가 얹혔고, 처마 끝이 위로 살짝 휘어 올라간다. 층마다 아치형 창이 뚫려 있고 그게 위로 계속 반복되면서 좁아진다. 꼭대기에는 가는 첨탑이 하나 솟아 있다.

탑 아래 진입로 양옆으로는 석조 난간이 이어지는데, 기둥머리마다 연꽃 봉오리 모양을 깎아 얹었다. 그 앞으로 화분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사진 한 장에 탑 전체를 담으려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한참 들어야 할 정도다.

바이딘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작은 사찰 하나가 아니라 여러 전각과 불탑, 불상, 회랑이 넓은 부지에 조성된 대규모 사원 단지다. 입구에서 잠깐 둘러보고 끝나는 곳이라 생각하면 예상보다 훨씬 크다.

전각과 탑이 함께 서 있다

넓은 돌 광장 건너편의 대전과 그 오른쪽 언덕 위에 솟은 탑

돌을 깐 넓은 광장 건너편에 검은 기와를 겹으로 얹은 대전이 서 있다. 처마 끝이 크게 휘어 올라가고, 정면 현판에는 釋迦佛殿(석가불전)이 걸렸다. 기둥 사이로는 노란 탱화 족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 언덕 위로 조금 전의 탑이 솟아 있다. 둘이 한 화면에 같이 들어오는데도 꽤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보인다. 광장을 가로지르는 사람 두엇은 아주 작게 찍혔다.

단지를 걷다 보면 탑만 따로 솟아 있는 것이 아니라 전각과 정원, 산이 하나의 풍경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끝이 안 보이는 회랑

바이딘이 얼마나 큰 곳인지는 회랑에 들어서면 바로 알게 된다.

굵은 나무 기둥이 줄지어 선 긴 회랑. 끝에 걸어가는 사람들이 작게 보인다

굵은 나무 기둥이 양옆으로 줄지어 서고 그 사이를 붉은 벽돌 벽이 채운다. 바닥은 짙은 대리석인데 광이 나서 기둥과 창밖의 초록이 그대로 되비쳤다.

앞쪽에는 붉은색과 금색으로 조각한 제단이 놓였다. 용을 새긴 향로, 붉은 연꽃 모양 촛대, 초록 과일, 작은 금빛 탑이 함께 올라가 있고, 그 옆으로 학을 그린 청화백자 대형 화병이 서 있었다. 왼쪽 위로는 청동빛 큰 상이 한 손을 들어 올린 채 서 있다.

그런데 이 사진에서 제일 눈에 들어오는 건 그런 장식이 아니다. 회랑 저 끝에 걸어가는 사람들이 점처럼 작게 보인다는 것. 한 채의 복도가 그만큼 길다.

붉은 벽돌 벽에 금색 좌불이 하나씩 들어앉은 감실이 끝까지 이어진다

다른 쪽 벽은 통째로 불상이다.

붉은 벽돌에 첨두형 감실을 격자로 파고, 그 안에 금색 좌불을 한 구씩 앉혔다. 감실 아래에는 작은 명패가 하나씩 붙어 있다. 위로도 여러 단이고, 옆으로는 원근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꺾어지는 안쪽 벽에도 같은 감실이 그대로 이어졌다.

높은 목조 천장에 굵은 기둥, 검은 기둥에는 금색 한자 주련이 세로로 붙었다.

재미있는 건 붉은 카펫 위에 놓인 이동식 냉풍기 두 대였다. 거대한 전각인데 여름을 나는 방식은 우리 사무실이랑 똑같다.

탑 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밖에서는 붉은 벽돌과 검은 지붕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내부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금빛 돔과 그 앞에 놓인 분홍빛 좌불, 좌우로 늘어선 금색 불상들

가운데에 커다란 금빛 돔이 서 있고, 그 앞에 연분홍빛 돌로 깎은 좌불이 놓였다. 좌우로는 같은 자세의 작은 금색 불상이 수십 개 줄지어 앉아 있다.

기단 옆면은 부조 패널로 빙 둘러졌고, 천장은 목재 격자에 금빛 연꽃 장식과 와불 부조가 이어진다. 오른쪽에는 짙은 청동빛 좌불이 따로 앉아 있었다. 한쪽에 붙은 노란 명패에는 CÔNG ĐỨC VÔ LƯỢNG(공덕무량)이라고 적혀 있었다.

외부에서 봤던 절제된 붉은색 탑과 내부의 화려한 금빛 공간이 상당히 대조적이다.

바이딘은 높은 곳에서 풍경만 보고 내려오기에는 조금 아깝다. 올라가는 과정에서 이런 내부 공간을 함께 보고 나면 마지막에 만나는 전망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위에서 만난 닌빈

이곳에 올라온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 풍경이다.

탑에서 내려다본 바이딘 사원 단지와 그 너머의 호수, 석회암 산

아래에서는 바이딘 사원 자체가 굉장히 크게 느껴졌는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그 거대한 사원조차 닌빈의 풍경 안에 들어가 버린다.

바로 아래로 붉은 기와를 얹은 전각이 있고, 그 옆으로 검은 기와 회랑이 아주 길게 이어진다. 회랑 끝 광장에는 노란 전동카트가 여러 대 세워져 있었다. 걸어서 다 보기에는 벅찬 크기라는 게 그 카트로 짐작이 된다.

그 너머로 호수가 이어지고, 훨씬 먼 곳까지 낮은 산들이 겹겹이 펼쳐진다.

방향을 바꿔 내려다본 닌빈. 호수와 평야, 마을이 이어진다

방향을 조금 바꾸면 또 다른 풍경이 나온다.

붉은 기와 대전이 정면으로 놓이고, 그 뒤로 정원과 작은 탑, 연못이 일직선으로 이어진다. 그 너머 호수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산이 늘어서고 사이사이 마을과 논이 보인다.

닌빈을 여행하다 보면 계속 만나게 되는 독특한 석회암 지형이다.

짱안과 바이딘, 같이 가야 완성된다

짱안에서는 그 산 사이를 배를 타고 지나가기 때문에 산이 아주 크게 느껴진다. 반면 바이딘에서는 높은 곳에서 전체 지형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두 곳을 함께 가야 닌빈의 풍경이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바이딘에서는 위에서 보고, 짱안에서는 그 풍경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

물 위에서 바라본 닌빈과, 하늘 가까운 곳에서 내려다본 닌빈. 같은 지형인데 전혀 다르게 보인다.

가신다면

  • 바이딘은 부지가 상당히 넓다. 짱안 보트투어와 같은 날 묶는다면 이동시간과 체력을 고려해 여유 있게 잡는 편이 좋다
  • 모든 곳을 걸어서 세세하게 보는 것보다 동선을 정해두고 둘러보는 게 낫다
  • 그리고 맑은 날이 확실히 유리하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결국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닌빈의 풍경이라, 시야가 흐리면 올라간 의미가 절반이 된다

닌빈을 처음 여행한다면 짱안만 보고 돌아오기보다는 바이딘도 함께 넣어볼 만하다. 두 곳은 가까운 지역에 있지만 보여주는 닌빈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 Chùa Bái Đính, Ninh Bình, Vietnam · 2023년 8월


이 글은 Vietnam Archive 시리즈 1편입니다. 다음 편 짱안 보트투어 시작으로 이어집니다. 관광지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직접 만난 거리, 음식, 카페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짧은 사진 기록은 틱톡 @the8842인스타그램 @michaelhan1004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